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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마살의 시작, 여행/48명과 함께한 아이쿠스 유럽드리머즈

[2017.02.08]#다섯번째 이야기/프랑스(리옹)

28박 29일의 유럽여행, 그 다섯번째 이야기

전 날 무리한 마피아 때문인가, 아침부터 굉장히 힘든 하루였다. 몸살 기운이 슬슬 오는 것 같기도 하고.. 그렇기 좋지 않은 상태로 리옹에 도착을 했다.

일찍 도착한 탓에, 아직 방이 준비되어있지 않았고 짐을 두고 우리는 점심식사를 하러 나갔다. 리옹의 날씨는 아를보다 쌀쌀했고, 그 때문인지 몸 상태는 더욱 안좋아지는 것 같았다. 설상가상 가게를 찾아가는데 가는 길이 생각보다 멀었고, 잘못된 길로 들어 좀 헤매기도 했다. 도착한 레스토랑, 오늘도 우리는 런치코스를 먹기로 했다. 


에피타이저로 나온 음식은 장조림을 차갑게 굳혀놓은 것 같은 음식이였다. 따뜻한 음식이 나오길 바랬는데...

두번째는 위에는 갈비찜, 아래는 백숙에 들어가있을 법한 찹쌀같은 맛의 밥이였다. 

맨 마지막으로 디저트는 푸딩같은 것인데, 원래 디저트를 즐기는 타입은 아닌데, 저 디저트는 정말 별로였다.


그렇게 식사를 하고 우린 다시 숙소로 들어왔다. 체크인 가능 시간이여서 방에 들어갔는데 깜짝놀랐다...방에 침대가 무려 2개, 그것도 싱글이 아닌 퀸사이즈 정도 되는 침대가 2개가 있었다. 그래서 우리는 한 방을 비우고 여자끼리 다 같이 방을 쓰자고 하였고, 비운 한 방에서 6조와 친해지길 바래를 하기로 했다.


점심도 먹었겠다, 약 하나 챙겨먹고 리옹투어를 시작하였다. 

맨 처음 간 곳은 생장 성장 (Primatiale Saint-Jean-Baptiste de Lyon)



너무 추워서 들어간 안쪽은 상당히 화려했고, 꽤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하지만, 우리의 목적은 리옹 푸르 비에르 성당이었기 때문에 바쁘게 발걸음을 옮겼다.

올라가는 길목에서 오빠가 우릴 찍어줬는데, 나중에 얘기들어보니까 우리가 귀여웠단다.


멀리서보아야 아름답다.

짧게 보아야 아름답다.

너희가 그렇다.


중턱에서 길목에서 단체샷 쾅!

리옹 시내가 한눈에 다 들어오는게 진짜 예뻤는데...

리옹도 전반적인 색의 느낌이 내가 좋아하는 빨간색이었다.


승현이는 벌써 저~~멀리 가버려서 포토존에서 사진을 못찍었다ㅠ_ㅠ아쉽다...

오늘은 5人 5色


계속 걷다보니 약기운도 오르고, 점점 오한이 오는거 같아서 뒤쳐졌더니,

경하가 계속해서 뒤에서 나랑 놀면서 챙겨줬다. 예쁜것~~~~~♥


뮤직뱅크놀이!


그렇게 도착한 리옹 푸르 비에르 성당

단연, 내가 뽑은 유럽여행지 중에 가장 좋았던 곳인 만큼 그 곳에 있는 시간이 너무 행복했다.

약기운이 돌아서인지 계속 어지러워서 언능 성당에 들어갔다.

성당의 공기는 차가운듯 따뜻했으며, 희미하게 들리는 노래소리가 분위기를 무겁게 만들었다.


나는 무교라, 성당에 가볼 일도, 관련 내용에 대해 알 길이 없었다.

그저 주워들은 지식으로 십자가 앞에가서 인사드리고, 가만히 앉아 있었다.


조용히 앉아 있다보니, 희미하게 들리던 노래소리가 더욱 크게 들렸다.

그 음악소리는 뭔가 마음을 쓰다듬어 주는 느낌이 들었다.

여행 시작 전에 했던 많은 고민들.

삶에 대한 회의감, 막막함.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찾을 수 있을까에 초조함, 불안감.


또렷했던 내 걱정은 희미했던 노래와 교차되면서 걱정은 희미해지고, 점차 노래는 또렷해졌다.

한참을 그곳에 앉아 있다보니 마음이 편안해졌다.


마음은 편안해졌는데 왠지 모르게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그냥 생각하기를 그동안 많이 힘들었나보다 하고 나 자신을 위로해줬다.


그렇게 한참을 성당에 앉아 있다가 밖으로 나왔는데, 감기기운이 더 심해져서 야경은 못보고 내려왔다.

다른 조원들도 보고 싶었을텐데, 내 몸상태를 걱정하면서 다같이 내려왔다.


지하철을 타려고 표를 사는데, 지폐가 안들어가져서 가진 동전들을 싹다 긁어모아서 표를 샀는데, 수연이 표만 딱 10센트가 모자랐다. 분명 돈을 맞게 넣었는데, 부족하다고 나와서 수연이가 돈을 바꾸러 슈퍼에 간사이에 다시해보니까 그때는 또 딱맞게 돈이 들어갔다고 떠서 표를 샀다.그 때부터 인것 같다. 수연이가 액받이가 된게...ㅎㅎㅎ그렇게 기차를 타고 집근처 Coop에 가서 오늘은 전자레인지가 있는 숙소라 냉동피자를 먹기로했다. 피자와 6조와 함께 먹을 술을 사서 숙소로 복귀했다.


숙소에 복귀하자마자 열이 올라 방에서 좀 누워서 잠이 들었다. 주식오빠는 아픈 내게 와서 음식 걱정은 하지 말라며, 일어나서 먹기만 하라고 쉬고 있으라고하고 자리를 비워줬다.


그 사이에 영호오빠가 순대볶음을 해서 선착순으로 나눠줬는데, 운좋게 우리가 얻게 되었다. 주식오빠가 8시 50분까지 오라했지만

우리가 좀 늦어서 9시 10분쯤 도착했을 때 이미 오빠는 화가 나있었다. (왜 화났는지 몰랐는데, 알고보니까 영호오빠한테 미안해서 화가 났다고 했다. 음식해주고 따뜻할 때 먹고 사진찍어서 올려주길 바랬는데, 우리가 늦어서 그게 틀어져서 화가 났다고 했다.)


영호오빠가 해준 순대볶음..진짜 맛있었다..!


좀 자고 일어나서 승현이랑 오빠가 해준 따뜻한 스프를 먹고나니 좀 정신이 들었다.

그리고 대망의 우리의 첫 '친해지길 바라!'

오빠가 6조 이지훈씨가 엄청 착하고 성격좋다고 해서 성사하게 되었다.

장난으로 우리가 지훈씨한테 오빠가 좋아한다고 하니까 어쩔줄 몰라하면서 수줍게 웃었다.

영호오빠가 준 샴페인을 들고 인증샷! 전 날 4조와 마셨던 샴페인이였다. 그게 너무 맛있어서 이미 3병을 사온 우리...ㅎㅎ총 4병이 되었다. 먼저 샴페인을 나눠마시고, 그 다음엔 맥주를 마셨다.

6조는 예상과는 달리 굉장히 조용한 조였다. 알고보니, 조원들끼리 아직 친하지 않아서 그렇다더라....ㅠ-ㅠ

그날 조용한 6조와 재밋게 놀기위해 꽤나 고생했지만, 그 후로 더 친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기도 하다.


마지막까지 남은 보성오빠 유진이 지훈이 영호오빠 나까지 다섯은 진지한 대화를 하면서 꽤 괜찮은 시간을 보냈다.


 리옹은 나에게 많은 생각을 정리하게 해준 도시였다. 리옹 푸르 비에르 성당에서는 나 혼자의 생각을 정리할 시간을, 또 6조의 마지막까지 남은 사람들과는 얘기를 통해 생각을 정리할 시간을 갖게된 곳이다. 평소의 내 모습이 밝고 활발했다면, 리옹에서의 나는 좀 더 내 내면의 모습을 보면서 차분한 나였다. 좋았다. 마음이 가벼웠고, 그래서 행복했다. 그 후로 많은 도시를 갔고 더 유명하고 웅장한 성당에 갔지만, 리옹 푸르 비에르 성당만큼 나에게 감동을 주고 심적안정을 준 곳은 없었던 것 같다.